품사개조와 문장구조
김영화
(한림대학교)
Kim, Young-Wha. 1997. Conversion and Syntactic Structure. Korean Journal of Linguistics, 22- . This paper starts from the concept that the subcategorizational rule of a verb may reflect the structural configuration of the corresponding derived nominal. Theoretical supports for the concept will be introduced with examples, and structural analyses will be done to ascertain the effects that could be expected in the course of converting verbs into nominals. Possible motivations for nominalization will be discussed from the pragmatic point of view. This paper concludes with the idea that the derived nominals are formed on account of the feature [+FOCUS], and that both the verb root and its derived nominal are of the same argument structure, the features of the verb percolating up to the maximal projection of the nominal form. The features of derivational morphemes, such as [+EVENT] and [+AGENTIVE], etc., are considered to play an effective role so that they could bring about structural changes incorporating with the semantic role of the verb stem. (Hallym University)
1. 머리말
1.1. 논문의 목적
어휘에 내재하는 구조적 자질을 밝히고 형태론적 품사개조와 그에 상응하는 문장구조의 변형에 관하여 그 동기와 과정을 분석하여 체계적 규칙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1.2. 일반적 개념
de Saussure(1959, 136)는 어휘와 구문구조(Phrase Structure)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어휘의 하위범주규칙(Subcategorizational structure/rule/frame)은 그 어휘를 중심 핵(head)으로 하는 구문구조의 배열과 동일한 구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Sproat(1984)는 상당부분의 통사적 어휘구성 과정이 통사론에서 적용되는 원리를 준수하고 있으며 어휘부에 별도로 적용되는 원리는 생각할 수 없다고 하였다. 어휘구조가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은 문법구조의 구성원칙이 다양하다는 것과 같으며 "어휘부(Lexicon)"라는 단독의 어휘 구성원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어휘구조의 적합성 판단은 문장을 이루는 각 구성요소에 적용되는 문법 규칙 또는 원리와 그 기준이 같다고 한다. Chomsky(1992)에서 제시한 AGRS와 AGRO의 역할은 어휘와 구구조가 함께 문법성을 검토 받는 장치이다.
Chomsky(1965)에서는 AGR의 기능이 AUX에 세분되어 있었다.
(1) AUX--> Tns (M) (have -en) (be -ing) (be -en)
기저구조에 문장의 구조를 바꾸어주는 가능한 모든 변형규칙을 적용한 후 생성된 표층구조는 문장으로 발화되기 직전에 접사도약(Affix Hopping)이라는 형태음운규칙(Morphophonemic Rule)을 거치게 된다. 이 형태음운규칙은 발화내용의 시제, 주어명사구와 동사간의 인칭, 수, 성의 일치를 검토하는 자동규칙으로서 동사의 굴절변화(inflectional change)를 확인한다. Chomsky(1981)에서는 동사가 갖는 이와같은 문법정보를 INFL(Inflection)이란 범주로 구분하며 X-bar 이론의 틀에 따라 문장의 단위가 IP(Inflectional Phrase)로 기술된다.
(2) [CP Spec [C' C [IP Spec [I' I [VP ]]]]]
CP--> Spec C'
C'--> C IP
IP--> Spec I'
I'--> I VP
VP의 핵요소가 되는 동사는 V에서 I로의 핵이동(V-to-I head Movement)에 따라 INFL 자리로 이동하여 INFL이 갖고 있는 정보를 굴절형태소변화를 통해 표현하게 된다.
Chomsky(1992)에서는 INFL의 문법정보에 동사구 내부의 구조, 동사와 INFL과의 관계, 주어명사구의 인칭, 수, 성 등에 관한 정보가 모두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INFL을 AGRO와 AGRS의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한다. AGRS는 주어명사구의 문법정보를, AGRO는 동사구내에 관계되는 문법정보를 각각 검사(checking)하여 동사의 어형표시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단일 INFL과 구별된다. AGRO는 동사구내에서 목적어, 부사구 등의 보어가 동사의 자질과 일치하는가를 검사한다. AGRO를 명시하게 된 근거는 동사의 굴절형태소에서 문장구조 정보를 인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동사의 어휘구조는 문장의 구조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문법정보를 담고 있는 범주의 명칭과 정의가 AUX, INFL, AGR 등으로 변하였지만, 이 문법정보가 표층구조에서 동사의 굴절형태소로 표현된다는 점에서는 그 개념상 차이가 없다.
2. 통사적 형태첨가(Syntactic Affixation)와 구조적 변화
2.1. 동사의 의미역원(θ-grid)과 어휘부 기저의 통사구조
동사가 택하는 보어의 종류를 나타내는 동사의 유의성(valency)은 Chomsky(1965)에서 하위범주규칙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give'의 하위범주규칙은 다음과 같다.
(3) give <V>, [__NP1 to-NP2]
하위범주규칙의 표층화 과정에서는 실제로 동사가 선택할 수 있는 의미역이 제한되는 현상을 반영하기 위하여 의미자질의 선택제한(selectional restriction) 규칙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Chomsky(1981) 이후, 명사구의 두 가지 중요한 문법적 자격의 하나인 의미역(semantic roles; thematic roles; theta roles; ㄉ-roles)을 동사가 표현할 수 있는 명사구 목록, 즉, 논항구조(argument structure) 또는 의미역원(theta grid/θ-grid)으로 명시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Grimshaw(1990) 등의 논항구조 이론에 따른 'give'의 의미역원은 (4)와 같으며 밑줄친 행위자역은 동사구외논항(VP-external argument;외재논항)으로서 주어자리로 이동하게 된다.
(4) give <Ag, Th, Goal>
어휘부의 기저는 통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어휘를 형성하는 각 요소들은 서로 통사적 관계를 유지하고 통사적 문법성의 원칙을 준수한다. Fabb(1984: 38-9)는 통사적 관점에서 볼 때 어휘형성 과정은 생성적이며, 어휘의 통사자질에 따라 생성 가능한 문장의 구조가 예측된다고 하였다. Marantz(1984)는 이와 관련하여 통사표현의 세 가지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5) i) 논리-의미구조 (logico-semantic structure)
ii) 통사구조 (syntactic structure)
iii) 표층구조 (surface structure)
문법 규칙은 위의 각 계층에 대하여 가능한 모든 구조적 유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각 계층간에 서로 상응 또는 합치하는 통합된 구조적 집합이 사상원리(mapping principle)를 통해 결정 된다. 이는 D-구조에서 S-구조로 변형된다는 개념과는 다른 것이다. 어근과 첨가형태소(파생 또는 굴절 형태소)로 구성되어 있는 어휘부에서 동사 어휘소(어근)는 논항구조, 타동성(transitivity), 의미역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어휘에 형태소를 첨가하는 과정은 동사어근의 논항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 형태소 첨가(affixation)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역/논항이 첨가될 수도 있다. 즉 첨가형태소 자체가 독립된 의미역을 갖고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동사의 논항이 표현되는 방법, 즉 구조적 표출과정에 변화가 일어나며 상이한 구문이 형성 된다. 형태소 첨가가 논항의 표층화를 억제할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논항의 수를 감소시킬 수는 없다. 이와같은 Marantz의 분석은 수동분사구조가 원칙적으로 비대격(unaccusative) 동사와 동일하다는 해석에 의한 것이다.
(6) unaccusative verb [-TRANSITIVE, -LOG SUB]
[-TRANSITIVE]자질은 목적어를 취할 수 없는 자질이며 [-LOG SUB]는 외재논항, 즉 주어명사구에 의미역을 할당하는 자질이 결여됨을 말한다. 즉, 수동형태소 -en은 위의 두 가지 자질을 능동 타동사의 어간에 첨가하는 기능을 갖는 것이다.
(7) a. break <Ag, Th>
b. -en: [V__, [-LOG SUB] [-TRANSITIVE]]
(8) a. △ be V-en [NP2 by-NP1]
b. NP2 be V-en by-NP1
c. △ be break-en [the window by-John]
d. The window is broken by John.
예를 들어, [-LOG SUB]자질은 동사 'break'의 논항구조인 (7a)에서 행위자역이 동사구 밖으로 표출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행위자역이 주어로 선택되지 못하고 어순상 뒤로 밀려나도록 한다. (8a)와 같은 D-구조에서 볼 수 있듯이 동사어근에 형태소 -en이 첨가되면 형태소 -en이 갖고 있는 [-TRANSITIVE]자질은 동사로부터 타동성 즉 격할당 기능을 탈취하게 된다. 동사의 격할당 기능 상실은 NP2 이동의 원인이 되고 NP2를 주어로 갖는 수동구조 (8b)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8c)와 (8d)는 각각 (8a)와 (8b)에 어휘를 투사한 것이다.
2.2. 삼투현상과 [+EVENT]자질
Sproat(1985a)는 명사를 포함한 모든 어휘가 의미역원(theta grid)을 갖고 있으며, 동사의 의미역원에는 외재논항(VP-external argument)과 내재논항(VP-internal argument) 이외에 사건역(Event theta role)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Sproat의 범주간 의미역 삼투원리(Cross-Categorial Theta- Grid Percolation Convention)는 동사의 의미역원이 상위절점으로 삼투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동사 어근에 -er, -ing, -en 등과 같은 파생형태소가 첨가되는 통사적 어휘소첨가의 경우, 동사의 논항 의미역은 파생 어휘에 삼투에 의해 전이된다.
(9) N
／＼
V -er
[+NOM]
|
head
위의 도식 (9)에서 -er은 동사 어간에 [+NOM](Nominalization; 명사화)의 자질을 첨가하여 어휘의 문법범주를 명사화하게 되지만, 동사가 지니고 있는 의미역원은 그대로 상위 절점 N으로 삼투된다고 볼 수 있다. 즉, 파생명사형은 동사어근과 동일한 의미역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동사의 의미역원이란 동사와 논항과의 논리-의미 관계를 말한다. 그러나 논리-의미관계가 동일하다고 해서 표층구조에서의 의미역 표현 구조 역시 동일한 것은 아니다. 파생명사형은 파생형태소를 핵으로 하여 형성되는 명사구이므로, 그 명사구내에서의 논리-의미구조와 그 명사구가 하나의 논항이 되는 상위 동사와의 관계에서의 논리-의미구조는 별도의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 a. [NPThe driver of the truck] needs training.
b. need < Th [NP drive -er <Ag, Th>], Obj]>
| |
Ø truck
(10a)에서 상위동사는 'need'이다. 파생명사형 'driver'는 명사구 [NPThe driver of the truck]내에서의 논리-의미구조와 'need'를 중심으로한 전체 구문구조인 (10b)에서의 논리-의미구조를 달리한다. 이에 관한 자세한 논의는 4. 술어-논항 구조에서 다루기로 한다.
동사 'drive'에 첨가되는 형태소의 유형이 각각 다르고, 상이한 형태소 첨가가 (11a, b, c)와 같이 구문구조 구성에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으나, 각 경우 동사 'drive'가 갖는 내재논항은 (11d)에서 볼 수 있듯이 대상역 'truck'으로 일관됨을 볼 수 있다. 구문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파생형태소가 핵이 되어 파생어의 품사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즉, 동일한 논리-의미구조 (11d)에 상이한 형태소를 첨가함에 따라 (11a, b, c)와 같이 각각 상이한 통사구조 형성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11) a. x drives a truck
b. the driving of the truck
c. the driver of the truck
d. drive <Ag, Th>
통사적 형태소 첨가의 과정에서 어근에 내재하는 논항이 구문구조에 표층화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12) The cooking of the lasagne took 30 minutes.
(12)와 같은 통사적 형태소 첨가의 경우, 동사어근의 논항구조는 명사화 과정에서 동사를 관할하는 절점 N까지 삼투된다. Sproat(1985a)에 의하면, -(a)tion, -ance, -ment 등의 접미사 첨가, 품사전환(conversion), 보충(suppletion) 등의 통사적 형태소첨가는 사건명사화(event nominalizations)를 형성하며, 이는 NOM의 자질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통사-의미론적으로 [+NOM]은 동사에 첨가되어 명사를 형성하는 자질이다. 다음 Sproat의 예에서는 형태소를 첨가하여 품사가 개조될 경우, 파생명사를 중심으로 한 통사구조에 동사어근의 논항구조가 반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13) 명사화 (Nominalization; NOM): -tion, -ing, -age
a. Eric's DESTRUCT-NOM of the jungle fort
destruction
b. John's EAT-NOM of the rutabagas
eating
c. Monty's SOLVE-NOM of the problem in Lie Algebras
solving
d. The hood's EVADE-NOM of the CIA
evasion
e. The engineers DRAIN-NOM of the water from the pond
drainage
(14) NOM' = <NOM <V,N> <1>, ...>
Event (1)
Sproat는 파생형태소의 의미역이 동사어근의 의미역원 중 관련되는 특정 논항과 융합하면서 그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고 하였으나, 그와는 달리 파생형태소가 명사구의 핵이 되면서 그 의미역은 관련논항의 의미역을 무의미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동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사건역(Event; E)은 최종 파생형인 명사에 삼투된다. 'destruction'의 명사화 자질 [+NOM]과 사건역의 삼투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15) N, <E,1,2>
/\
/ \
V,<1,2,E> <V,N>,<1>
| \____|___/
| |
DESTROY NOM
semantics: v(<e,x,y>, N) <<=>> Event(e) & [destroy(x,y,e)]
<e,x,y> is the referent of N just in case e is an event and
e is in particular an event of x's destroying y.
Sproat에서는 형태소 -tion이 명사범주의 형태소로서 그 자질을 최대절점(Maximal projection/node)까지 삼투시켜 파생명사를 구성한다고 본다. 동사의 특성인 사건역도 최대절점으로 삼투되지만, 명사는 사건역이란 의미역 자질을 갖추지 못하므로 위의 예에서 생성되는 명사 'destruction'은 'destroying'이란 사건을 지칭하게 된다는 의미론적 해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건역은 -tion이 지니고 있는 [+EVENT]자질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tion이 지닌 [+EVENT]자질은 수동구문의 -en형태소와 유사한 기능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EVENT]자질을 지닌 파생형태소 -tion의 첨가는 동사 'destroy'의 의미역원 (16a)에서 행위자역이 외재논항으로 선택되지 못하도록 제지하는 동시에 파생된 명사형 'destruction'이 사건역(Event)이란 의미역을 갖고 별도의 동사구의 외재논항으로서 주어의 기능을 하도록 한다. 별도의 동사구논항이란 아래 예 (16c)에서 동사 'shock'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논항구조를 말한다. (16b)의 융합은 (16c)와 같이 'destruction'을 주어로 택하는 문장을 생성하는 것이다.
(16) a. destroy <Ag, Th>
b. destroy-tion <Th>
|
[+EVENT]
c. [The destruction of the jungle fort] shocked the government.
동사와 그 동사로부터 파생된 파생명사(derived nominals)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동사가 의미역 지배와는 별도로 구조적 격을 할당하는 반면, 명사는 의미역 관할을 통해 고유격(inherent Case)을 할당한다는 것이다. 고유격은 소유격표시(genitive marking)나 무의미 격표시인 전치사의 삽입 등으로 인지된다. Chomsky(1984)에 의하면, 'of'와 같은 전치사는 D-구조에서 동사어근으로부터 의미역 관할을 받아서 할당된 고유격을 S-구조에 표출하는 과정에서 삽입된다고 한다. 동사의 의미역이 전치사와 연계되지 않을 경우 파생명사구는 그 격이 전치사 'of'에 의해서 인식된다. 예를 들어, 'destory'와 같은 동사에서 대상역(Theme)이 동사에 직접 지배되어 격표시 되지만 파생명사 'destruction'의 대상역으로 표현되는 명사구는 전치사 'of'를 삽입하여 그 격이 부여된다. 다음에 인용된 예는 파생명사로부터 명사구내 의미역으로 지정된 명사구가 'of'로 격표시가 표출되는 반면, 동일한 의미역의 동사구내 명사구는 동사로부터 직접 격표시가 되는 예들이다.
(17) a. Eric [VP destroyed the jungle fort]
b. Eric's [NP destruction of the jungle fort]
(18) a. John [VP evaded the CIA for three weeks]
b. John's [NP evasion of the CIA for three weeks]
(19) a. Kyle [VP drank the coffee before I could get to it]
b. Kyle's [NP drinking of the coffee before I could get to
it]
(20) a. The USSR [VP invaded Afghanistan]
b. The USSR's [NP invasion of Afghanistan]
(21) a. Fred [VP donated himself to the cannibals' meat fund]
b. Fred's [NP donation of himself to the cannibals' meat
fund]
위 (17-21)의 각 (b)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휘의 형태변화, 특히 동사에서 명사형으로 파생되는 형태변화의 경우, 동사 어휘소(어근)가 갖는 의미역원이 명사형에 그대로 전이되어 파생명사형을 중심으로 한 명사구를 구성해내고, 파생에 의한 이 명사구는 별도의 동사구가 갖는 논항구조에 따라 새로운 구문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즉, 동일한 논항구조를 지닌 어휘소에 문법적 굴절형태소만 첨가하여 동사형으로 활용하는 경우와, 파생형태소를 첨가하여 품사가 개조되면서 그에 상응하는 구문구조의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로 구분 된다.
3. 굴절형태소와 파생형태소
어휘부내적 형태소 첨가는 동사어근의 의미자질인 사건역이 최대절점으로 삼투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형태소가 첨가 되면서 사건역이 삼투되지 못하면 단일 어휘의 생성에 그치며 동사를 중심으로 하는 구문적인 구성이 제지된다. 즉, 어휘부내적 형태소 첨가는 구문구조와는 무관하며, [+EVENT]자질이 형태소 첨가시에 억제(Suppress)되면 어휘생성에 그치고, 동사는 사건의미를 상실하여 타동의 목적어가 되는 대상역 역시 그 표출이 억제된다. Sproat(1985a)의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22) a. Harriet's cooking is tasty.
b. Madeline's dress is charming.
(23) a. *Harriet's cooking of lasagne is tasty.
b. *Harriet's lasagne cooking is tasty.
(22a)에서 'cooking'은 요리의 구체적 결과를 의미하는 특정 표현으로서 요리한다는 행위 또는 사건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22b)에서 'dress'가 사물을 지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22a)의 'cooking'은 '요리'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하는 것이다. (22a)와 같은 구문에서 동사 'cook'이 가질 수 있는 의미 논항이 표현되면 (23a, b)와 같은 비문이 형성된다. '요리'라는 사건([+EVENT])이 "tasty"하다고 기술될 수는 없다.
품사변형 없이 동사구를 보존하는 -ing는 고유한 의미역원이 없는 굴절형태소로서 모든 동사어근에 첨가될 수 있다. 이 형태소는 다른 굴절형태소와 같이 동사어근 즉 어휘소의 의미역을 그대로 전이받는다.
(24) a. The dog is sleeping.
b. The leaves are falling.
c. John is driving the truck.
d. John is putting the book on the table.
(25) a. sleep <Ag> b. fall <Th>
| |
dog leaves
c. drive <Ag, Th> d. put <Ag, Th, Loc>
| | | | |
John truck John book table
(26) a. [NP the sleeping of the dogs]
b. [NP the falling of the leaves]
c. [NP the driving of the truck]
d. [NP the putting of the book on the table]
(27) a. [NP John's driving of the truck]
b [NP John's putting of the book on the table]
(25a-d)에서 동사어휘소에 굴절형태소 -ing가 첨가되어도 행위자역과 대상역이 각각 외재논항으로서 주어자리로 이동해 나가며, 형태소 첨가 사실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여 (24a-d)와 같이 구문구조에도 변동이 없다. 그러나 (26a-d)에서 볼 수 있듯이, 파생형태소 -ing의 첨가는 동사를 명사로 품사개조하여 이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다. 즉, 품사개조가 되면서 동사는 그 특성을 잃게 되어 외재논항 표시가 삭제되며 목적어명사구를 형성하는 논항을 지배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동사구의 외재논항으로서 주어자리로 이동하여 고유 주격을 부여받거나, 목적어자리에서 동사의 지배를 받아서 목적격을 부여받도록 되어 있던 두 논항이 격부여를 전치사에 의존하게 된다. (26a, b)에서는 외재논항 표시 삭제 후 대상역이 전치사 'of'의 도입으로 격을 부여 받는 경우이며, (26c, d)에서는 지배 기능을 상실한 파생명사형에 인접한 목적어명사구가 'of'로부터 격을 부여 받는 경우이다. 행위자역이 품사개조에 따라 외재논항 표시를 상실하였을 경우에는 -'s로 격표시 된다. 파생명사 자체의 격표시는 파생명사구의 문법기능(주어, 목적어 등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파생형태소 -ive는 동사의 논항구조가 삼투되는 것을 막아서 동사가 갖는 의미역을 표층화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자질을 갖고 있다(Roeper: 1987).
(28) a. The grammar generates compounds.
b. The grammar is generative.
c.*The grammar is generative of compounds.
-ive는 동사의 [+EVENT]자질을 억제하는 형태소이다. -ive의 대표적 자질은 [+EVENT]자질에 반대되는 [+DESCRIPTIVE]이다. 형용사 파생 형태소인 -ive는 [-EVENT]자질로 표시되어 (28c)에서 볼 수 있듯이 내재논항의 표층화가 억제된다. 따라서, [+EVENT]자질이란 동사어근에 형태소가 첨가되어 융합이 이루어지고 동사어근의 논항구조가 표층화될 때 융합을 이루는 두 요소 즉, 동사어근과 파생형태소가 필수적으로 공유해야 되는 자질이다.
4. 술어-논항 구조(Predicate-Argument Structure)
Booij(1992)의 술어-논항 구조(Predicate-Argument Structure: PAS)에 의하면, 동사의 의미역원은 그 동사의 통사구조의 일부분을 표현하며, 어휘-개념구조(Lexico-Conceptual Structure: LCS)는 동사의 구체적 의미와 가장 가까운 표현이 된다.
(29) LCS: [x BREAK]
break: <Th>
(30) PAS: [y CAUSE [x BREAK]]
break: <Ag, Th>
의미역에 관계되는 많은 규칙들은 실질적으로 LCS에 영향을 미친다.
(31) a. -er: the x such that [LCS of verb]
b. driver: the x such that [x DRIVE y]
-er은 주어자리와 결속하는 행위자역의 의미기능인 [+AGENTIVE]자질을 갖춘 파생형태소로써 'drive'에 -er이 첨가된 'driver'는 위 (31b)와 같은 의미해석을 갖는다. 첨가된 형태소가 동사어근의 동사적 자질을 억제하지 않고 LCS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경우에 LCS의 의미자질 즉 동사의 논항구조는 통사구문적 변형 방법에 의해 전이되어 표출된다. 동사의 명사화가 일어나는 원인은 행위, 사건의 주제화이다.
(32) a. [NP the driver of the truck] was Tom
b. [NP Tom's driving of trucks]
c. [NP the driving of trucks by Tom]
(32a, b, c)에서 각 명사구의 핵이 되는 명사는 각각 'driver', 'driving', 'driving'이며 이 각각의 어근/어휘소는 동사 'drive'이다. 따라서 동사 'drive'의 LCS는 (32a, b, c) 각 명사구의 공통된 의미구조가 된다. 그렇다면 하나의 LCS에서 (32a, b, c)와 같이 서로 다른 통사구조가 생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가? (32a, b, c)에서 통사구조에 변형을 초래하는 주 원인은 -er, -'s -ing, -ing 등과 같은 첨가형태소에 있다. (32a, b, c)에서는 동사어근 'drive'에 형태소를 첨가하여 파생명사를 생성하였고, 명사형이 되면서 타동사의 특성인 대상역 직접지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대상역은 각각 전치사 'of'를 얻어 명사의 자격을 찾게 된다. 위의 (32a, b, c)에서 파생명사형의 지정어(Specifier; SPEC)는 모두 한정적 정보를 표현하고 있다. (32a, b, c)에 부정관사를 대입하면 아래와 같이 비문이 된다.
(33) a. *[a driver of the truck] was Tom
b. *[someone's driving of the truck]
c. *[a driving of trucks]
(33a, b, c)가 비문이 되는 이유는 파생명사형들이 초점(Focus)을 나타내기 위한 화자의 의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FOCUS]자질이 결여된 부정관사와 부정대명사와 함께 쓰일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동사어근에 형태소를 첨가하는 작업은 화자의 의도에 담겨 있는 화용론적인 동기에서 시작되며, [+FOCUS]자질은 명사형만이 가질 수 있는 자질이므로 초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품사개조가 요구된다.
5. 파생형태소와 융합현상
(34) a. x drives a truck
b. the driving of the truck
c. the driver of the truck
d. drive <Ag, Th>
(34a)에서는 굴절형태소가 시제와 인칭의 정보, 즉 주어명사구의 문법정보를 표현하며 품사의 변화가 없다. 따라서 동사구내 의미역은 동사에 의해 직접 지배를 받아 목적격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34b, c)에서는 파생형태소 -ing와 -er이 각각 명사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파생형태소가 핵이 되어 파생명사를 생성하게 된다. 동사의 의미역원은 그대로 삼투된다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파생명사 자체가 동사어근과 동일한 의미역원을 보유한게 된다. -er은 행위자역이란 독립된 자체의 의미역을 갖춘 형태소이다. -er의 의미역인 행위자역과 동사의 논항구조에 있는 행위자역은 서로 융합하여 단일 의미역을 이룬다. 융합과정이란 독자적 의미 단위를 이루고 있는 한 어휘소가 다른 어휘소와 합치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동사의 의미역원에 해당하는 명사 의미역이 동사와 융합하는 것이다. 융합되는 파생형태소가 그 구구조의 핵(head)이 되며 이 융합의 과정에서 문법기능에 변화(Grammatical Function Change)가 일어난다. Baker(1985)는 이러한 과정을 융합현상(Incorporation)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예를 들어, -er이 대표하는 행위자역과 논항구조상의 외재논항의 행위자역이 하나로 융합하면서 일어나는 문법적 변화의 현상은 보다 상세한 과정 설명을 요구한다. 동사의 논항구조에 행위자역이 John으로 지정되어 있을 때 -er이란 형태소가 첨가되면 행위자역 John과 -er이 단순히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er이 John에게서 행위자역을 흡수해 버리고 행위자역이 빠져버린 John은 지정대상(definite referent)으로서 어순에서도 뒤로 밀려난다. -er은 행위자역을 갖고 어근(stem)에 첨가되면서 핵요소가 되어 명사구를 구성하게 되며 외재논항 자격을 탈취하여 주어로 선택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아래 예 (35c)에서 볼 수 있듯이, 명사구 John은 고유격을 지닌 주어자리에 나타나지는 못하지만 주어와 같이 고유격을 지닌 주격 보어로서 표현된다. 명사구의 핵이 되는 형태소 -er의 첨가는 통사적으로 동사어근의 동사적 기능을 무력화시킨다. 즉 명사화 된 동사어근은 이미 내재논항을 직접 지배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내재논항에 해당하는 명사구는 명사구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격을 부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전치사 'of'를 빌려오게 된다.
(35) a. drive <John, the truck>
b. John drives the truck.
c. The driver of the truck is John.
Roeper(1987)에서는 -ing, -er, -able과 같은 파생형태소가 동사어근에 내재되어 있는 논항을 검토하고 표출화 과정을 인허한다고 밝히고 있다. -er은 행위자역을 취하는 동사에만 첨가되어 'swim'과 같은 비능격 동사 (unergative verb)에 첨가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arrive'와 같은 비대격 동사(unaccusative verb)에는 첨가 될 수 없는 형태소이다. -able은 행위자역과 대상역을 취하는 타동사에 첨가되어 대상역에 대한 서술적 기능을 갖는 형용사를 생성한다. 이와같이 고유한 의미역원을 갖는 -er, -able 등의 파생형태소는 동사어근에 융합될 때 각각 생성될 최종 어휘의 핵이 되며 파생형태소가 갖는 의미역원은 상위절점으로 삼투된다. 즉, 파생형태소가 행위자역을 취할 경우 궁극적으로 파생되는 어휘는 행위자역의 명사가 될 것이며, 대상역을 취하는 -able과 같은 파생형태소는 형용사의 기능을 갖고 이에 상응하도록 구문구조에 변화를 초래한다. 따라서 -er, -able의 형태소를 각각 [+N, +V], [-N, +V]의 자질로 양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36) a. John drives the car.
b. The driver of the car is John.
c. The game is playable by children.
d. The game is played by children.
(37) a. drive <Ag, Th>
b. play <Ag, Th>
(37a, b)에서 볼 수 있듯이 위의 예 (36a-d)에서 'drive'와 'play'는 각각 행위자역과 대상역을 그 의미역원으로 갖고 있다. (36c, d)의 경우 동사어근에 -able과 -en이라는 형태소가 첨가될 때 그 각각의 형태소가 지니고 있는 문법정보인 수동의 자질이 동사구의 핵이 되고 이런 자질이 상위절점까지 삼투되어 최대투사 동사구는 수동의 기능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외재논항 즉 주어의 선택에 변화가 오게 된다. 예를 들어, 행위자역은 행위의 의미자질을 갖는 전치사 'by'를 택하여 명사구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며, 그에 상응하는 문형의 변형을 초래하게 된다.
5. -er과 [+HUMAN]자질
Anderson(1977, 1979)의 다음 예에서는 동사구에서 볼 수 있는 수여격이동(Dative Shift)이 파생명사구에서는 억제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38) a. Mary gave a car to Harry.
b. Mary gave Harry a car.
(39) a. Mary's gift of a car to Harry.
b. *Mary's gift of Harry of a car.
(40) a. John purchased facts for the CIA.
b. John purchased the CIA facts.
(41) a. John's purchase of facts for the CIA.
b.*John's purchase of the CIA of facts.
Chomsky(1981)는 (38b)에서 'Harry'는 동사 'give'에 지배되어 격을 받지만 'a car'는 동사와의 거리 때문에 동사의 지배 없이 고유격(inherent case)을 갖는다고 규정짓고 있다. (38b), (40b)에서 'Harry'와 'the CIA'가 각각 동사 'gave'와 'purchased'로부터 직접 지배되어 격을 받지만, (39b), (41b)에서는 명사형으로 변형된 'gift'와 'purchase'로부터는 격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명사의 자격을 갖추기 위하여 격을 부여하는 기능을 가진 전치사 'of'를 빌려오게 된다. 그러나, 수여동사로부터 파생되는 명사형은 의미와 관련된다고 Anderson은 설명하고 있다. Anderson에 의하면, 수여동사에서 파생된 명사를 수여명사(Dative nouns)라고 할 때, 수여명사와 그 보어는 같은 개체를 지칭하며 수여명사는 "payment, award, delivery, loan, shipment, preparation" 등과 같이 행위보다는 명칭을 말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39b)와 (41b)에서 수여격(Recipient/Dative)인 'Harry'와 'the CIA'가 전치사 'of'의 보어가 될 때 비문이 되는 또다른 이유는 전치사 'of'가 갖고 있는 의미기능 때문이다. 전치사 'of'가 지닌 보편적 의미기능 중의 하나가 소유격(Genitive)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치사 'of'의 보어로 채택된 명사가 [+HUMAN]의 자질을 가졌을 때는 그 명사의 의미역은 행위자역 또는 소유자역(Possessive)이 된다.
(42) a. the works [of the artist]
b. the toys [of the youngest children]
c. the name [of the ship]
d. the city [of York]
전통문법을 비롯한 일반적 문법이론의 개념으로는 (42a, b, c, d)의 전치사 of-구는 모두 소유격(Genitive)의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의미역에는 서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즉, (42a)에서 'the artist'는 행위자역 또는 소유자역이며, (42b)에서의 'the youngest children'은 소유자역이며, (42c)에서 'the ship'과 (42d)에서 'York'은 대상역이다. 분명한 것은 (42c)에서 'the ship'과 (42d)에서 'of York'의 의미에서 행위자 또는 소유자로서의 역할을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42a)와 (42b)에서의 'the artist'와 'the youngest children'은 [+HUMAN]자질을 가짐으로써 능동적인 행위자 또는 소유자역을 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치사 'of'가 [+ HUMAN]자질을 지닌 명사구를 보어로 택하였을 때 갖는 의미역 표현은 'of'의 의미 중 강한 의미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Anderson(1977)에서 수여명사 이동의 예외적인 경우로 들고 있는 아래 예 (43b)에 관한 설명을 가능하게 해 준다.
(43) a. John is a giver of books to charity.
b. John is a giver of charity of books.
(44) a. The giving of books to charity is charitable.
b.*The giving of charity of books is charitable.
(45) a. John is a purchaser of facts for the CIA.
b. *John is a purchaser of the CIA of facts.
(46) a. The purchasing of facts for the CIA is immoral.
b. *The purchasing of the CIA of facts is immoral.
(43)-(46)의 예문은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형이 그 의미역을 표층화한 구조들이다. 동사구에서 직접목적어로 나타나는 명사가 파생명사구에서 파생명사형에 인접하여 of-구로 표현된 (43)-(46)의 각 (a) 문장들은 정문이다. 그러나, (43b)를 제외한 (44), (45), (46)의 각 (b) 문장들은 동사구에서 수여격이었던 명사가 파생명사형에 인접한 of-구로 되면서 비문을 형성한다. 같은 수여격이지만 (43b)에서의 'charity'에는 [+HUMAN]자질이 결여되어 있다. [+HUMAN]자질을 표현하고 있는 'the CIA'가 'of'와 결합하여 수여격 이동현상을 보인 (45b)의 경우 첨가형태소 -er이 가지고 있는 [+HUMAN]자질과 수여격의 [+HUMAN]자질이 충돌을 일으키는 이유는 -er이 [+AGENTIVE]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AGENTIVE]자질이 동사어근의 의미와 융합하여 동사어근의 행위를 수행하면서, 파생명사형에 인접한 명사구를 행위의 대상으로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동사어근의 하위구조, 선택제한이기 때문이다. 즉, 'the CIA'가 구입 대상이 되어야 되므로 (45b)를 정문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43b)가 정문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파생명사형 'the giver'에 인접해 있는 'charity'가 [+HUMAN]의 자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3a)에서 'charity'를 자선단체로 해석하여 [+HUMAN]자질을 인정할 수는 있겠지만, (43b)에서는 전치사 'of'의 특성과 형태소 -er의 특성이 'charity'의 [+HUMAN]자질을 희석시키고 있다. 다음 예에서는 파생명사형에 인접해 있는 of+명사구가 동사어근의 대상역이 되고, 동사어근의 행위자역은 by+명사구로 표현되어 정문을 이루고 있다.
(47) a. the destruction of the jungle fort by John
b. the evasion of the FBI by the hoods
c. the baking of the cake by the chef
이와같이 동사의 하위범주구조와 선택제한은 동사가 파생명사형으로 개조 되었을 경우에도 그 문법성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6. 맺음말
동사로부터 파생된 명사형은 원형 동사어휘소와 동일한 논항구조/의미역원을 갖추고 있으며, 화자의 의도에 따라 화용론적 자질인 초점([+FOCUS])이 동사 어휘소에 부여될 때에 명사형으로 파생된다. 동사 어휘소는 명사와는 달리 사건([+EVENT])자질을 갖고 있다. 또한 -er이라는 파생형태소는 행위성([+AGENTIVE])이라는 자질을 갖고 있다. 즉, 동사로부터 명사형으로 파생 되면서, 파생명사형은 동사로부터 전이되는 사건([+EVENT])의미역자질, -er과 같은 파생형태소에 있는 의미역자질인 행위성([+AGENTIVE]), 화용론적인 의미자질인 초점([+FOCUS]) 등의 자질을 갖는 특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질들은 파생형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구문구조의 변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Baker(1988)의 거울원리(Mirror Principle)는 형태적 파생은 통사적 파생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하며 통사적 파생 역시 형태적 파생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리이다. Sproat(1985b)에 의하면 어휘부는 형태소, 특수한 어휘와 구들이 각각의 자질로 명기되어 있는 목록으로서 변화의 여지가 없는 확정된(permanent) 것이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영어의 파생명사는 D-구조에서 형태소의 괄호화(bracketings)로서 표현되어 있으며, S-구조로 도출되는 과정에서 그 괄호화 내용에는 아무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파생어의 문법성은 범주선택, 의미역 할당 등과 같은 통사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화용론적 동기인 주제화 또는 초점화에 따라 형태소 첨가가 결정되면 통사원칙은 거울원리를 준수하면서 품사개조를 하며, 품사개조와 함께 파생형태소가 갖고 있는 의미자질은 동사어휘소의 의미자질과 융합하며, 파생형태소를 핵으로 갖는 구문구조는 통사적 변형을 수반한다는 것을 밝혀 보았다.
참고문헌
양동휘. 1994. 문법론. 한국문화사.
Allen, M. 1978. Morphological Investigations.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Connecticut.
Baker, M. C. 1985. Incorporation.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homsky, N. 1965. Aspects of the Theory of Syntax. Cambridge. MA: MIT Press.
Chomsky, N. 1970. "Remarks on Nominalization," in Jacobs, R. and Rosenbaum, P. eds. Readings in English Transformational Grammar. Waltham, MA: Blaisdell.
Chomsky, N. 1981. Lectures on Government and Binding. Dortrecht, Foris Publications.
Chomsky, N. 1992. "A Minimalist Program for Linguistic Theory," MIT Occasional Papers in Linguistics Number 1. Cambridge, MA. MITWPL.
Fabb, N. 1984. Syntactic Affixation. PhD dissertation, MIT.
Hgginbotham, J. 1985. "On Semantics," LI 16, 547-94.
Grimshaw, J. 1990. Argument Structure. Cambridge, Mass.: MIT Press.
Kiparsky, P. 1983. "Word Formation and the Lexicon," in Ingemann, F. ed. Proceedings of the 1982 Mid-America Linguistics Conference. University of Kansas.
Marantz, A. 1984. On the Nature of Grammatical Relations. Cambridge, MA: MIT Press.
Pesetsky, D. 1979. "Russian Morphology and Lexical Theory," unpublished paper, MIT.
Pesetsky, D. 1985. "Morphology and the Logical Form," LI 16, 193-246.
Roeper, T. 1987. "Implicit Arguments and the Head-Complement Relation," LI 18, 267-310.
de Saussure, F. 1959. Course in General Linguistics. New York: McGraw-Hill. (Translation of 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 1916. Paris:Payot.)
Spencer, A. 1988a. "Arguments for morphololexical rules," JL 24, 1-30.
Spencer, A. 1988b. "Lexical rules and lexical representation" Linguistics 26, 619-40.
Spencer, A. 1988c. "Bracketing paradoxes and the English lexicon," Lg 64, 663-82.
Sproat, R. 1984. "On bracketing paradoxes," MITWPL 7, 110-30.
Sproat, R. 1985a. On Deriving the Lexicon. PhD dissertation, MIT.
Sproat, R. 1985b. "A note on rebracketing in morphology," MITWPL 6, 199-205.
Williams, E. 1981a. "On the Notions 'Lexically Related' and 'Head of a Word'", LI, 12, 234-74.
Williams, E. 1981b. "Argument Structure and Morphology," Linguistic Review 1, 81-114.
강원도 춘천시 옥천동 1번지
한림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200-702
E-mail: youwkim@sun.hallym.ac.kr
Fax: +82-361-56-3423
접수일자: 1997. 6.
게재결정: 1997.